한의학을 이해하려면 먼저 한의학이 자연을 이해하는 관점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은 독립적이면서도 연관된 개념으로서, 음양은 대립하는 동시에 의존하는 일체 사물을 둘로 개괄한 것이고, 오행은 만물의 속성과 상호연관을 귀납한 것이다.
[ 음양(陰陽)의 기본개념 ]
음양은 고대철학의 한 범주로서, 원래 매우 구체적인 개념이었다. 음양은 애초에는 대상과 햇빛의 관계(햇빛을 향하면 양이고 등지면 음)를 의미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기후의 한서(寒暑), 방위의 상하좌우내외(上下左右內外), 운동의 조동(躁動)과 안정(安定) 등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고대의 사상가들은 우주의 일체만물이 서로 대립하고 의존하면서 변화하는 것을 관찰하고 이를 사물 자체의 고유한 특성으로 인식했다. (지대무외/至大無外, 지소무내/至小無內)
음양학설에 의하면 세계는 정체(整體)로서, 음과 양의 대립과 통일의 결과이다. 음과 양은 서로 대립하면서 연관을 맺는 물질의 속성을 대표한다.
예를 들어 《황제내경 소문》 <음양응상대론(陰陽應象大論)>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하늘과 땅은 만물의 상하(上下)이고 음과 양은 혈기(血氣)의 남녀(男女)이다. 좌(左)와 우(右)는 음양의 도로이고 수(水)와 화(火)는 음양의 징조이다. 음양은 만물의 시작이다."
동시에 사물의 음양은 상대적이다. 예컨대 낮이 양이면 밤은 음이다. 나아가 정오 이전과 정오 잏후를 상대적으로 말하면, 정오 이전은 양중지양(陽中之陽)이고 정오 이후는 양중지음(陽中之陰)이다. 그리고 자정 이전과 자정 이후를 상대적으로 말하면, 자정 이전은 음중지음(陰中之陰)이고 자정 이후는 음중지양(陰中之陽)이다. 이렇게 음양 중에 다시 음양이 구별된다.
이상을 통해, 우주의 모든 사물이 음과 양으로 개괄될 수 있다는 것과 모든 사물의 내부 역시도 음과 양으로 구별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음과 양으로 구별된 어느 한 쪽에서 다시 음과 양을 구분할 수 있다. 이렇게 사물이 대립하는 동시에 연관을 맺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그래서 《황제내경 소문》 <음양이합론(陰陽離合論)>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음양이라는 것은 헤아려서 열 가지를 들 수 있으면 미루어 백 가지를 알 수 있고, 헤아려서 천 가지를 들 수 있으면 미루어 만 가지를 알 수 있다. 만보다 커지면 다 헤아려 들 수 없지만 그 경우에도 요령은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모든 활동적이고, 외향적이고, 상승적이고, 따뜻하고 밝은 것은 양에 속한다.
상대적으로, 정지적이고, 내수(內守)적이고, 하향적이고, 차고, 어두운 것은 모두 음에 속한다.
의학적인 견지에서 보면, 인체에서 추동(推動), 온후(溫煦), 흥분 등의 작용을 하는 물질과 기능은 양에 속한다.
인체에서 응취(凝聚), 자윤(滋潤), 억제 등의 작용을 하는 물질과 기능은 음에 속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런 구별이 타당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로 연관이 있는 하나의 대응물 또는 한 사물의 양 방면이 대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두 사물 사이에 전혀 연관이 없거나, 통일적 대립관계에 놓여 있는 한 사물의 양 방면이 아닌 경우라면 이런 구별은 무의미하다.
음양학설은 한의학 이론의 각 방면에서 임상경험을 해석하고 인도하는 데 일관되게 응용되고 있다